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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나면 3월의 시작입니다.

여러 바쁨에서도 더욱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날이 맑습니다.

맑음에다 따스하기까지 합니다.

화사하여 멀리 볼 수 있는 날에

먼 곳에서 오는 소식이면 더 반갑고,

가까운 곳으로부터 듣는 소식이 있다면 또한 즐겁습니다.

 

겉은 얼어 있는 대지라 하여도,

밑으로 들어 가면 이미 녹아 있는 대지입니다.

땅밑의 싹들이 돋아나는 것은,

대지위의 차가움이 아니라 대지밑의 온화함을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땅위가 아니라

땅아래를 더 믿는 것입니다.

믿고 싹을 튀었으니 꽃샘도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믿음은 예상외의 혹독함도 견디게 하는 것입니다.

 

자연은 믿음을 쉽게 거두어 들이지 않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믿음도 쉽게 저버리는 것인가 봅니다.

얕은 인간이 묵직한 자연을 따라갈 수 없음의 증거인 것입니다.

 

보이는 만큼 즐거움이 되는 것입니다.

가까이의 것이 잘 보일 때에는 가까운 반가움이 있는 것이고,

먼 곳에 까지 볼수가 있다면 큰 즐거움이 있는 것입니다.

 

봄은 가까이에서 피는 싹들을 보게 하고,

그 시작을 추적하다 보면 참으로 오묘한 것입니다.

죽은 듯 다 버리고서,

차갑고 매마른 땅에서 미동도 않더니만,

옅은 싹들을 피워내어 거대한 푸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싹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가 없으니,

춥다고 담요를 덮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싹들은 손을 뻩칠 수가 없으니,

목마르다고 물컵을 들 수도 없는 것입니다.

 

견딤인 것입니다.

추우면 추운대로 견뎌내고,

목마르면 마른대 참아내고,

인고하는 시간을 견디고서 드디어 피워내는 싹인 것입니다.

그러하니 아니 아름다울 수 없는 것입니다.

 

파란 싹들이 없는 봄은 상상이 안되는 것입니다.

봄은 견디고서 그렇게 피워내는 싹들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아니 견디는 인간입니다.

욕심이 눈앞에 있으면 참지 않는 것입니다.

아니 참는 인간입니다.

이익이 눈앞에 있으면 대의도 없는 것입니다.

 

욕심을 내려 놓으면,

세상의 크기가 보이는 것입니다.

이익을 내려 놓으면,

인간사의 대의가 보이는 것입니다.

 

정극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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