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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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2018.09.1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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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버리다 날뛰는 시간을 데려와서 오늘은 천천히 방목하기로 한다 1초에 다섯 걸음 뛰어다니던 발목을 묶고 1초에 한 걸음씩만 풀어놓는다 톱날이 오래 발등에 머물 수 있도록 허겁지겁 삼키던 풍경을 오늘은 오물거리고, 봉고차 기다리는 노란 병아리들 고 앙증맞은 부리들이 어지러운 내 머리 쪼아댈 수 있도록 호박 중탕 집 중늙은이의 힘줄 불거진 손등 에 재재대는 햇살 이야기에 눈 맞출 수 있도록 질주하는 저 바퀴들과는 상종하지 않기로 주먹 감자 날리며 조롱해버리기로 다정한 햇살 무플 위에 퍼질러 앉아 젖은 생각들을 바람에 널어 말리면서 시간의 향기를 맡아보기로 오늘은 절대로 아무도 부르지 말고 가장 가까이 있지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그 사람만 불러서 저물 때까지 오래 심심해지기로 - 이환, 시 '속도를 버리다' 속도가 진리인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 속도에 지쳐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뒤처진 세대라 생각해 본 적 있으시죠. 오늘은 잠시 속도를 버린 채 시간의 향기를 맡아보기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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