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이 되고 싶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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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이 되고 싶은 오늘



언제나 바라보면 기쁘지 않은 숲은 없습니다
숲은 한꺼번에 자신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서서히 그리고 가장 근엄하게
꽃망울 몽글몽글 올라오는 봄으로 시작하여
화려한 꽃을 피워올린 즐거운 날을 거쳐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쪽빛 여름과
산의 기운이 성숙해지는 붉은 단풍
웃음소리 들리는 풍요한 가을까지,
백옥의 옷을 입고 신의 이름으로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청청하게 서 있는 겨울,
소나무의 기상을 앞세워 천년의 세월
묵언의 약속으로 사람의 마음을 지켜줍니다
숲이 허락하는 만큼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산길을 걷다 보면,
철마다 피는 들꽃들 가슴으로 받아들여
사랑꽃을 피우게 하고,
구슬처럼 대롱거리는 풍성한 상수리 열매
툭툭 빠지는 소리 들릴 때면,
산 식구 겨울 식량으로 갈무리하는 숲의 지혜를 닮고 싶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키는 소중한 숲이 되고 싶은 오늘입니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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