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의 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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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5   2016.04.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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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의 이륙

나라는 동체는 쉽게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고장 난 모성을 지닌 비행기임이 분명하다.
마치 구심력에 끌리듯 이륙을 주저하며
두 아들의 주위만 맴돌고 있으니,
내 날개는 이미 퇴화하여버린 것은 아닐까.
빠르게 더 빠르게 떠나야 한다고 다짐해보지만
그럴수록 더욱 아들들에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 박경주, 수필 '이륙' 중에서 -


의지가 이글거린 생의 정오를 저만치 지난 시간.
가만히 돌아보면
뜨거움은 모두 가라앉아 적막하거나 차분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자녀에게 모성을 잇고 싶음을 압니다.
과감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길.
적당히 놓아주고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울타리역할이 필요한 때일 수도 있습니다.
나를 위한 길,
모두를 위한 길로의 이륙이 필요한 생의 오후 세 시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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