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혁칼럼-자字구求기其훈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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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혁칼럼-자字구求기其훈訓)

자구기훈 字求其訓글자는 그의 의미를 알고 익혀야 하고

구심기의 句尋其義글귀는 그의 옳은 뜻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이퇴계선생의 언행록(言行錄)에 실려 있는 글귀다그의 언행록은 선생께서 서거 후제자들이 선생으로부터 직접 수찰(手札)로 받은 가르침을 비롯하여 서찰(書札및 질문을 통해서 받은 기록과 문답 중 기술했던 것 등을 모와 편술한 것을 언행록이라 한다그 언행록이 왜 소중하게 여겨지는가상당한 주준에 하력을 쌓은 제자들의 질문과 토론 등에 대한 선생의 답변내용은 모두가 심숙(深熟)히 고려해서 발표하고답변하고훈고(訓告)한 것이기 때문이다일례를 든다면 퇴계선생의 성학십도(聖學十圖)는 송나라 시대 육현()으로 명성이 높던 거유(巨儒)들의 학설을 재종합평가보전(再綜合評價補塡)하여 종횡연관구조적(縱橫關構造的)으로 편술해서 중국으로 다시 수출되었다그 때부터 퇴계의 성학십도는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케 하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퇴계문하(退溪門下)의 제자는 현재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약 419명에 달한다공자 제자 3.000명 중 현인급(賢人級)으로 전해지고 있는 72(一名72)과 단순히 산술식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그러나 중국 학계에서 동방의 고려국과 조선시대의 성리학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성리학의 연구의 심도(深度)를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그런 시각에서 보면 퇴계의 언행록은 공자의 논어와 비견(比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독서삼도(讀書三到)라는 말이 있다첫째는 목도(目到)둘째는 구도(口到)셋째는 심도(心到)다시 말하면글자의 상형(象形)을 눈으로 확인하고글자의 뜻과 음을 소리 내어 귀로 확청(確聽)하며동시에 마음속에서 송습(誦習)한다는 것을 독서의 삼도(三到)라고 한다한국인의 “글 읽는 법”은 소리 내어 읽으면서 표의문자(表意文字)로 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그 훈의(訓義)와 표음(表音)을 동시에 습득한다따라서 성리학은 계발식(啓發式)이 아니고 주입식(注入式)이라 비과학적이라 논평하는 이들도 있다그것은 반드시 옳은 지적은 아닌 듯싶다왜냐하면 특정의 문장이나 시구(詩句)를 읽고 익히는 것은 외우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여러 번 읽다보면 문장의 본질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된다아울러 그 문장과 시구가 지니는 의미의 심대(深大)함을 체화(體化하게 된다따라서 좋은 글은 스스로 외워지게 된다외워 둔 기억의 축적은 언젠가 성언현구(聖言賢句)를 자신의 지식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을 수 있다인간은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식견을 성숙시켜가는 것이다.

독서의 삼도(三到)를 몇 번이나 실감한바 있는지그리고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용어를 몇 번이나 “字求其訓”하고 “句尋其義”하는 되살핌을 해 보았는지한 번이라도 반성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어떤 이들은 타협이 안 되는 일도 일반적인 경우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곧 잘 한다政治的“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때나 쓰인다면 그것은 사회적 기강과 절도가 없는 사회임을 들어내는 것이다왜냐하면 그것은 초법적으로 또는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어떠한 일도 다 풀 수 있다는 뜻을 암시하기 때문이다자구기훈(字求其訓)하고 구심기의(句尋其義)한다는 시각에서 본다면는 當爲也“요 ”은 不敢違也“라 하는 기초의식을 늘 전제로 해야 한다다시 말하면옳은 일은 지켜야 마땅하고 법이 정한 것은 감히 어겨서는 안 된다는 자율의식을 대전제로하여 온갖 시비와 이해관계를 풀어가야 한다이율곡 선생이 쓴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보면이런 구절이 눈길을 끈다유사 이리응사(有事 以理應事), 모든 일은 이치에 따라서 처사돼야 한다는 뜻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책을 읽어서 성실히 이치를 궁리하라(讀書 以誠窮理)했다전문적인 공부도 안하고 사리에 알맞게 처사할 능력도 없이 ”정치적 해결운운“ 하는 것은 ”세문견자(勢門犬類)”와 같은 부류에 지나지 않는다정치활동을 주종으로 삼고 있으면서 대소사리(大小事理)에 대한 훈의(訓義)조차 깨닫지 못하고 변명이나 괴변으로 호도(糊塗)하려 든다면그리고 은연 중정치적 관용(寬容)을 기대할 뿐이라면 그런 부류는 퇴계 선생께서 경고한 바와 같이 하늘도 용서치 않는 ”폐민(廢民)이 되지 않을 수 없다아울러 퇴계 선생께서 엄중히 경고한바 있는 “우리 후학 중 사류(士類:지식인)” 라고 자처하면서 상대방의 좋은 의견을 존중할 줄 모르고 고루한 아집을 버리지 못하는 “사기종인(舍己從人)” 할 줄 모른다면 그런 무리는 나라를 망가트리는 적자(賊子)가 될 것이라 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20210529_115143.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584pixel, 세로 273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5월 29일, 오후 11:51

국민들 앞에 낯을 들고 다니는 자칭 정치인들에게우민(愚民노생의 일인으로서 한 마디 남기고 싶다“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은 정()이요()는 수()따라서 정치라는 것은 윤하법칙(潤下法則)에 따라 순류(順流)하는 청강녹수(淸江)와 같다청강은 부정이 없어서 흐르면서도 맑고녹수는 비리가 없어서 명경지수의 상태를 이어간다물은 낮은 곳으로부터 차오르면서 위민필선(爲民必先)의 정신을 귀띔해주고 있다만의 하나물은 물이고 나는 나다(水自水 我自我)라고 한다면 갈시일적여감로(渴時一滴如甘露)의 느낌마저 없는 두항충(杜肛蟲)과 진배없을 것이로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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