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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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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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에는 나른하게 취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이스트로 잘 발효된 술빵처럼 약간 시큼한 냄새가 떠돈다.
땀에 젖은 산모의 젖무덤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들어서면 모든 긴장이 일시에 풀려버린다.
면도를 해주는 나이든 여인도, 시선을 잡아끄는 일도 없고,
설혹 그녀의 옷자락이 팔에 스친다고 할지라도
예민하게 굴 필요도 없다.

- 정희승, 수필 '이발소에서' 중에서


이발 경력 60년이라는 이발사가 운영하는 이발소를
가끔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손님이 있을까, 싶어도 추억을 공유하며 무심한 듯
자기 일에 열중인 분을 찾는 이가 있을 겁니다.
오래된 취향도 이미 익어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손질해주는 곳.
누이 같은 형 같은 주인이 소탈하게 맞아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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