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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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2020.05.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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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침묵 문어가 소라의 살을 모두 먹었을 때 소라의 몸에선 파도 소리가 났다. 껍데기 타고 든 바람 속에서 바다의 소리는 허공에 핀 노래. 싱싱했던 소금기와 국화꽃 지고 소라는 동심원을 열고 별 속으로 껍데기를 풀어 해변을 오가는 조약돌 사이에서 알알이 깨어졌다. 소라가 해안선에 묻힌 날 꽃이 내려왔다. 육각의 셀 수 없는 눈꽃. 빈, 소라가 껍데기를 벗고 고요와 만나는 겨울이었다. - 최동문, 시 '소라의 침묵' 나를 비우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시간. 비로소 내가 보이는 시간입니다. 소란 속에서는 볼 수 없는 소리, 결코 들을 수 없는 소리. 가끔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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