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보다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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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보다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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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가 잠든 거리에서
부풀었다 스러지는 물결무늬, 지루한 하루를 딛고 뱉어낸 말은
닫히며 춤추는 마네킹이 된다
접었다 펼치면 끝과 끝이 멀어지고 서로 다른 얼굴을 맞댄 나는
돌아오는 것은 캄캄한 침묵하기

너를 모르듯 나를 모르고
바람 속을 지워나간 날개 없는 새 오지 않음을 기다린다
침묵에서 쏟아지는 햇빛처럼 새들이 사라진 길에 바람이 불고
어둠만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그림자마저 지운 채 밤을 걷는다

잃어버린 기억이 불빛이 닿는 순간 눈을 감아도 눈이 내린다
시간은 언덕을 넘어 길과 길에게 대답한다

빈 페이지만 쏟아진다 비가 거리를 데리고 흘러간다
거리에는 거리가 있다
너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 이용주, 시 '거리보다 먼'


수많은 사람이 스쳐 가는 거리.
그곳에는 타인과의 거리가 있고 우리들의 거리가 있으며
너와의 알지 못할 거리가 있습니다.
거리를 좁혀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마음의 거리.
거리를 좀 더 좁혀보고자 한다면,
먼저 내가 다가가야 할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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