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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가 비린내 나는 세상을 손질하는 사이
수평선에 걸린 배 한 척 사라진다
구붓한 손가락은 파닥거리다가
주저앉은 좌절을 탁,
몇 차례 씻어내자
흔들리던 부표가 파도를 가르며
일어선다, 늦은 점심
노파가 내민 희망 한 접시엔
엄지의 끝이 같이 올라선다
지느러미 없는 몸 이끌며
저리도 불거지고 휘었을 터
허겁지겁 허기를 달래고 나서야
붉게 배어든 바다를 베어 물었다
남은 햇살 몇 점에 베인 듯
명치 끄트머리 쓰려온다
행간을 다스리지 못한 속이
또, 촉을 세우는가 보다

- 최애란, 시 '촉'


나와 알았던 사람이 아닌데
불쑥 낯익은 그 무엇이 스쳐 갈 때가 있습니다.
촉이 와 닿는 걸까요.
공감과는 다른 어떤 감정.
그래서 우리는 낯선 이에게도 웃을 수 있고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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