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상처만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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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상처만 남는




욕설들은 차갑다.
욕설은 달리아 꽃도, 빵도, 사과도, 여름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욕설은 냄새 맡아지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욕설은 그저 소용돌이치다가 평평하게 가라앉는 것이고,
잠깐 미쳐 날뛰다가 오랫동안 꾹 참는 것이다.
......

욕설은 토해지고 나면, 이미 사라지고 없다.


- 헤르타 뮐러, 장편소설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중에서


실컷 욕하고 나면 분이 풀릴까요.
스트레스가 날아갈까요.
그러나 그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뒷자리.
그저 상처만 남는, 개운치 않은 것이 욕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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