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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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2019.03.0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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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쑥 꽃들이 지고 나니까 꽃밭에 떨어진 꽃잎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와요 몸이 차면 안 된다고 봄이면 엄마는 애간장을 챙겨 쑥 캐러 가셨다 열두 달 내 몸을 덥힌 파릇파릇한 것은 날마다 새록새록 올라오는 여느 애첩의 밥상보다 뜨거운 것이 되었다 잘 사는 걸 모르면 허해진다고 골똘한 식은 밥 대신 쑥을 닦고 말리던 엄마의 햇살과 바람은 앵 토라진 그늘을 쑥, 쑥 먹고 쑥떡 쑥떡 씹는 소리 나를 더 타오르게 했다 잘 죽는 줄 모르면 세상사 끌탕도 천양지차, 라고 쑥대밭을 헤치고 쑥떡 쑥떡 삼키는 목젖 쓴맛 든 후 더 단 침이 고인다 마음이 차가우면 안 된다고 참새방앗간 바퀴 조이듯 꽃샘바람 가르며 엄마는 과수원 언저리에 햇쑥 캐러 오신다 - 오현정, 시 '쑥, 쑥' 어느새 쑥, 쑥 봄이 돋고 있네요. 바람이 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달, 3월. 행복한 봄맞이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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