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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3   2016.06.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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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창을 낸 나는
벽을 보고 잠이 들곤 하죠
말이 없지만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에요
밤새 모서리를 만들고 상자를 만들어요
나를 가두는 건 바로 나예요
내 안에는 여러 사람의 내가 포개져 있어요
마트료시카처럼 분리되지 않는 나를
당신은 부수려고 애쓰죠
누워 있어도
마음이 누워 있는 건 아니에요
성에 낀 유리를 지워갈 때
깉은 별자리에서 온 입김을 알아가면서 우리가
친해졌던가요?

- 장요원, 시 '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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