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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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늦기 전에





단풍이 곱게 물든 11월의 어느 날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요즘 단풍이 너무 예뻐요”
“이번 주말에 내장산 단풍 구경시켜 드릴게”
아이 둘 키우며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엄마와
멀지 않은 거리에 살면서도
자주 찾아뵙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이 많은 딸 이었기에
모처럼 마음먹고 엄마와의 나들이를 계획했다

토요일 아침
엄마를 모시러 가는데 야속한 날씨는 비를 뿌렸다
날씨가 흐리니 다음에 가자고 했지만
엄마는 다음에 또 시간 내기 어렵다며 오늘 가자고 하셨다

곱게 물든 단풍 길을 걷는데
엄마의 걸음걸이가 예전 같지 않았다
자주 멈추고 엉거주춤 걸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 모습이 자식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오늘은 기분도 좋고 단풍도 곱다” 하시며 기분 좋은 말들만 하셨다
어느 세월에 엄마가 이리 늙으셨나 싶어 세월이 미웠고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무심했던 내가 미웠다
더 늦기 전에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야겠다

- 행복한가 가족 / 차신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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