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

페이지 정보

본문

 엄마생각





늘 그랬듯이 주일 아침에 부지런히 준비하고 교회에 갔다
지난주 한 번 못 봤을 뿐인데
한 달은 안 본거 같다며 내손을 꼭 잡는 염화순 할머니
순간 내 손이 깜짝 놀랐다

할머니 손이 무딘 나무토막 같았다
제멋대로 휘어진 손가락, 새까만 손톱, 힘없이 늘어지는 피부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쓰다듬고 만지고 주물러본다
그러면 좀 부드러워 질까?
그러면 좀 따듯해질까?

그러다 문득 5년 전 세상을 떠나신 엄마 생각을 했다
내 어머니 손등도 이랬을 텐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나는 왜 그리도 무심 했을까?
‘엄마! 미안해요’
‘아가야 괜찮다! 엄마는 너를 위해 살 수 있어서 행복 했단다’
때늦은 사과에도 엄마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런 엄마가 나는 오늘 너무 보고 싶다

- 행복한가 / 조우량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Note: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무분별한 댓글, 욕설, 비방 등을 삼가하여 주세요.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