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口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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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口舌)




집채만 한 울음이 와르르 쏟아진다
바람 거친 여남 방파제, 간단없는 저 봉두난발
마을을 삼켜버릴 기세다

얇은 귀와 가벼운 입은
너울 쓴 얼굴들과 어울려 물 폭죽을 터트리고
조난당한 표정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먼 뱃고동 소리처럼
파문을 몰고 떠났다

척추를 세우고 죽은 소리의 뼈들
먹고 먹히는 사투를 건너 소금바람 흐느끼는 아수라장
마땅한 죄도 없이 다리가 후들거린다

우쭐우쭐 맞물리고 엇갈리는 파문은
고립무원이 되고서야 겨우 잠에 들고
무표정이 파도의 무게를 덜어내지만
파열음에 긁힌 마음은 좀체 아물지 않았다

- 유진, 시 '구설(口舌)'


폭죽 같은, 파문 같은 말.
그만큼 말의 위력이 세다는 것이지요.
힘이 되는 말이 있고
다리를 후들거리게 만드는 무서운 말이 있습니다.
이 더위에 서로 상처받지 않게 조심해야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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