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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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는가 봅니다.

오라고 한들 오는 것도 아니고,

오지말라고 한들 안 오는 것도 아닌데,

때를 맟추어 왔으니 그저 고마운 것입니다.

 

잊고 살기에

그나마 견디기가 수월하였던 것입니다.

올 해 얼마나 추웠습니까.

막상 추위앞에서는 지겹다고 외치더니

봄이 오니 언제 그랬느냐듯 다 잊었습니다.

 

인간의 일이란

그런 것이기에 아무리 가혹한 슬픔도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무한의 환희조차도 잊고서 일상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것입니다.

 

눈앞의 것에 민감할 뿐

지나고 나면 잊혀지는 것이고

다가 오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현재의 것에 좌지우지 되는 인간인 것입니다.

 

되돌아 보면'

지난 시간이 현재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것이 한 두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미래를 생각하여 보면 더 넓은 마음으로 준비할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것은 잊혀지고

앞으로 것은 대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고마워할 줄 아는 자는

앞으로 시간에 어떻게 해야할지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목적을 위한 속좁은 준비가 아니라 인간의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행함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당면하고 있는 것은

지난 시간 그 언젠가에 이미 당면했던 것들일 것이고,

내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막상 닥치고 나서야 그렇게 하지 않았음을 후회하는 것들이었을 겁니다.

 

가져서 얻으려 하는 것보다는

내려 놓으려 하는 것이 더 쉬운 삶이란 멋진 것입니다.

내려 놓는다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하므로서 마음의 없음의 큰 고요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덤으로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겨울에 다 내려 놓았으니

봄에 새싹이 돋아 나는 것입니다.

겨울의 대궁이를 다 버리지 못한 개울의 갈대는 가장 늦게 새싹을 내미는 것입니다.

 

아마도

대궁이를 먼저 벗어 던졌더라면 땅밑의 새싹이 몹시 추웠을 것입니다.

그 추위조차도 스스로 견디었으니 새싹은 봄에 더 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지금의 어려움이 있다 하여도 화날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그 어려움을 견디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차가운 겨울을 견디고서

봄에 새싹을 피우는 것은 그 의미를 가르쳐 주기 위함인가 봅니다.

 

다시금 건승하심을 빕니다.

 

대구대 정극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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