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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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2018.03.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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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는가 봅니다.
오라고 한들 오는 것도 아니고,
오지말라고 한들 안 오는 것도 아닌데,
때를 맟추어 왔으니 그저 고마운 것입니다.
잊고 살기에
그나마 견디기가 수월하였던 것입니다.
올 해 얼마나 추웠습니까.
막상 추위앞에서는 지겹다고 외치더니
봄이 오니 언제 그랬느냐듯 다 잊었습니다.
인간의 일이란
그런 것이기에 아무리 가혹한 슬픔도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무한의 환희조차도 잊고서 일상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것입니다.
눈앞의 것에 민감할 뿐
지나고 나면 잊혀지는 것이고
다가 오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현재의 것에 좌지우지 되는 인간인 것입니다.
되돌아 보면'
지난 시간이 현재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것이 한 두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미래를 생각하여 보면 더 넓은 마음으로 준비할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것은 잊혀지고
앞으로 것은 대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고마워할 줄 아는 자는
앞으로 시간에 어떻게 해야할지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목적을 위한 속좁은 준비가 아니라 인간의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행함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당면하고 있는 것은
지난 시간 그 언젠가에 이미 당면했던 것들일 것이고,
내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막상 닥치고 나서야 그렇게 하지 않았음을 후회하는 것들이었을 겁니다.
가져서 얻으려 하는 것보다는
내려 놓으려 하는 것이 더 쉬운 삶이란 멋진 것입니다.
내려 놓는다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하므로서 마음의 없음의 큰 고요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덤으로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겨울에 다 내려 놓았으니
봄에 새싹이 돋아 나는 것입니다.
겨울의 대궁이를 다 버리지 못한 개울의 갈대는 가장 늦게 새싹을 내미는 것입니다.
아마도
대궁이를 먼저 벗어 던졌더라면 땅밑의 새싹이 몹시 추웠을 것입니다.
그 추위조차도 스스로 견디었으니 새싹은 봄에 더 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지금의 어려움이 있다 하여도 화날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그 어려움을 견디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차가운 겨울을 견디고서
봄에 새싹을 피우는 것은 그 의미를 가르쳐 주기 위함인가 봅니다.
다시금 건승하심을 빕니다.
대구대 정극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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