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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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노고가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쨍쨍 내려 쬐어도,

가속도를 더한 추위를 거스리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연에는

추위를 대비하는 것이 없는가 봅니다.

그저 견디는 것뿐입니다.

얼어서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따스함에 기대어 꾸역꾸역 살아 나는 것입니다.

 

물이 다 마른 연못,

가뭄이 아무리 길어도,

다시 비가 내려 연못에 물이 차면,

고기들이 유영을 합니다.

가뭄에 땅속 깊이 파고들어가 견디고서,

의식만을 유지한 채,

겨우 숨만 쉬고서 혹독한 가뭄을 견디어 냅니다.

그렇게 숨죽이고 있다가 물이 채워지면 다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자연에서의 추위도 그렇습니다.

꽁꽁 얼어 붙어서 땅속 깊이 숨어들지 못한 생명들이 얼어 죽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함에 대한 대비의 허술함은 있을지언정,

아무리 추워도 견디고 견디어 내는 것입니다.

 

아마

이보다 더 추워도 견디어 낼 것입니다.

견디는 과정 그 자체가 생존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속에 사는 인간이니,

자연을 배운 인간이니,

그 앞에 아무리 가혹한 시련이 놓여 있다 하더라도,

견디어 낼수가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을 닮아서 인간은 자연에 순응을 할 수 있어 그런 것입니다.

 

추위에 맞서느라,

의식이 분주하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것이 줄어들었습니다.

활동하는 것이  축소되었습니다.

움추려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에도 민감하여 졌고,

사소한 것에도 평삼심을 잃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화가 나고,

추위의 후유증일 것입니다.

춥지 않고 따스하다면 그러하지 않을 많은 것들이

추위로 인하여 줄어든 의식과 생각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추위에는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 최고일 겁니다.

따스한 것이니,

다른 누군가 보다는 덜 추운 것입니다.

따스한 것이니 그 온기를 누구에게라도 나누어 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정극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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