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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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

기운찬 한 해가 되길 빕니다.

술이 없다는 무술(?)년 한해

스스로의 건강도 챙기는 해가 되길 빕니다.

 

석양의 붉음,

태양은 소리 없이 지지만,

그 붉음을 내세워 시선을 끕니다.

 

여명의 차가움,

차가움이 있어 여명이 아린 것입니다.

어둠은 물리쳤으되 아직 차가움은 남아 있습니다.

 

어제의 석양이

오늘 여명에게 새해를 인계해 준 것입니다.

그러하니

어둠과 밝음은 하나인 셈입니다.

새해는 어제의 오늘인 것입니다.

 

잠잠하여져,

시련을 이기는 겨울나무입니다.

세찬 바람이 때리면,

아무런 항변도 없이 흔들리면서 서있을 뿐입니다.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룹니다.

숲에서는 서로를 해치는 법이 없습니다.

생존의 경쟁은 있지만,

햇살을 더 많이 쬐기 위하여.

자리차지의 다툼은 있지만,

땅의 자양분을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하여.

 

짓 밝고서 자라는 건 아닙니다.

먼저 자란 나무의 보호아래 자라나는 새순들입니다.

끌어내리려 수를 쓰지도 않습니다.

더 큰 나무에 기대어 자구책을 도모하는 작은 나무들입니다.

어울려서 풍성하여 지는 숲입니다.

 

그저 얕은 인간이

누가 잘 되는 것을 곱게 보지 않고서 수를 쓰는 것입니다.

그저 얄팍한 인간이

올곧게 행하는 누군가의 성과에 박수를 보내지 않고서 시샘을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일 때에는 안달을 하여서라도 이루면서,

공동의 이익일 때에는 모른 척 외면하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혼자의 이룸도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같이의 성과일 때에 더 큰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비록 자신에게 손해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모두에게 뿌듯한 이룸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숲에서는 서로 기대어 자라고,

그 기댐에 서로서로가 보답을 하는 연속입니다.

생존을 위한 다툼은 있지만,

쌓아 둘 만큼의 빼앗아서 쟁취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다투어 쟁취하는 것 보다는

순응하고 협력할 때 얻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아는 것입니다.

숲에서 배워야 하는 인간인가 봅니다.

 

앙상한 나무가

바람의 차가움을 먼저 알아차립니다.

그 정보를 산에게 가감 없이 전하여 줍니다.

산은 차가움을 그렇게 전달 받는가 봅니다.

겨울의 산이 차가움 앞에서도,

견뎌내는 이유는 나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차가움은

또한 따스함을 몰고 오는 과정인 것입니다.

최강의 추위란

그 정점으로부터 점차 따스함이 온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최악의 시련이란

가장 낮은 곳에서 위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의 삶,

긴 여정이기에 행할 수 있는 기회가 숱하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낭패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이고,

크게 낙담하는 실패도 뒤집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혼자의 이기적 채움보다는

여럿을 위한 이타적 행함이 삶을 더 풍족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기적 욕심의 이룸보다는,

이타적 행함이 오래 남는 이룸이 되는 것입니다.

 

개울의 물입니다.

흘러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바다에 이르러 온갖 곳에서 흘러온 여러 물들과 합류하는 것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합쳐서 바다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렇게 더하여야만 마르지 않고 썩지도 않는 것입니다.

바다에 이르러 물은 드디어 영원성을 얻는 것입니다.

 

다윈의 종의기원에는

가장 성공적이었던 종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서로 돕고 단합할 줄 아는 종이었다.

협력을 잘하는 구성원들이 많은 공동체가 잘 번창하고 가장 많은 수의 자손을 부양한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무술년 새해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8년 무술년 새해

 

정극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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