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국 보수주의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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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 보수주의의 전망

 

5.9 대선 패배와 6.13 지방선거 참패로 인하여 한국 보수주의는 한국 사회의 주류 세력의 지위로부터 밀려났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급격한 권력 이동이 진보 쪽으로 일어났다. 그만큼 한국 보수세력의 좌절감은 크고 도대체 어두운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솔직한 자기 반성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을 손가락질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려는 안이한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발생했던 반민주적 조치나 탄압을 억지의 논리로 정당화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진정한 보수의 자기 반성은 보수에 의한 한국 경제의 성장이 자유민주의의 발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국민의 감정으로부터 공감을 받아내야 한다

 

설혹 정치적 이유들로 인하여 작금의 지배세력 지지층이 보수정치의 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도적 입장에 서 있는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은 분명하다.

한국 보수주의 세력은 정치적으로 지금까지 누려온 독점적 지위를 상실함으로써 보수 세력 내부의 분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분화 과정이 자중지란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보수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력을 중원(中原)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와 같은 정당이나 집단들 사이의 무분별한 이합집산을 거듭해서는 보수의 미래는 없다.

뚜렷한 이념과 정책적 지향을 갖고 빅 텐트를 쳐서 가능한 한 광범한 연합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동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이슈들이 사회의 전 영역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이슈들은 과거의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구도로서는 더 이상 이해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왜냐 하면, 현 정권을 진보주의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보수는 분단 상황과 불안정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안보보수주의의 중요성을 여전히 인정하면서도 안보 이외의 이슈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뚜렷한 입장을 정립하여 중원으로 자신의 세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보수의 이러한 노력은 틀림없이 진보 지지 진영을 자극하여 건전한 논쟁을 활성화시켜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이념적 혼란은 보수주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했지만 청년실업, 경제침체, 안보불안 등은 여전히 불투명한 처지에 있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한국 사회를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 보수주의는 나름대로의 인간관, 역사관, 정치관, 경제관, 국제정치관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어느 일개 집단의 노력으로 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범 보수세력의 공동의 노력과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기초한 재정적 지원이 새로운 한국적 보수 이념 정립을 위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한국의 보수는 과거 개발독재의 부정적인 유산을 철저하게 털어내고 친시장적 경쟁체제에 바탕한 경제적 보수 이념을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경제 영역에 국한된 정책 이념이라는 한계성으로 인하여 보수주의 혹은 여타의 정치 세력과 연합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없다.

한국의 자본은 비록 개발독재의 틀 내에서 성장했지만, 이제 상당한 자율성을 획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은 자신의 이윤 추구를 보장해주는 세력과 언제든지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의 보수는 과거와 달리 자본의 지지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보수와 손을 잡는 것이 자본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물적 토대를 상실한 보수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 박정희 시대의 경제정책의 양지와 음지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어두운 부분을 과감하게 털어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일련의 현상들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보수는 영원히 재기불능의 상태로 빠질 것이다.

문재인의 진보세력 등장 이후 한국 사회를 살펴보면, 한국 보수주의의 미래가 결코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집권한 진보세력은 뚜렷한 지향점을 잃고 포률리즘에 빠져 있다.

민주화의 달성이라는 역사의 종착점에 선 인간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국제정치에 대해서 탄탄한 안정감을 갖고 있는 안보보수주의의 경험과 지혜를 결여한 진보세력은 .종북적 이념에 기초하여 허장성세의 외교를 펼치고 있다.

 

또한 문재인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평화주의를 조장하여 정파적 목적을 달성하고 시도하고 있다. 공산주의적 경제논리를 목표로 한 납북한 평화주의의 조장은 문재인정부와 진보세력의 도덕적 기반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문재인정권은, 보수정권 당시의 인권은 냉혹하게 비판하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애써 무시함으로써 진보세력의 도덕적 근거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세력은 인권을 중시해 왔다.

과거에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등한시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만천하에 열악한 인권 실상이 공개된 상황에서 더 이상 강건너 불 보듯이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현 문재인대통령이 노무현정부의 고위층에 있을 때, 61차 유엔인권위원회의 대북 인권결의안에 기권함으로써 인권 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 있다.

 

한국정치에서 진보주의를 말하지만, 사실은 사회주의적 정치를 펼치고 있는 현 문재인정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면 진보 세력이 공언하는 ‘20년 장기집권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보수정치권이 자기 반성과 거듭남을 통하지 않고 상대방의 실패에 기대어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안이한 발상은 결코 보수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보수가 21세기를 제대로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20세기 여타 국가들의 보수주의적 성공 사례들로부터 교훈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20세기 서구의 보수주의는 성공과 실패의 양 극단으로 확연하게 갈라진 바 있었다.

파시즘, 국가사회주의, 전체주의 등은 실패한 보수의 대표적인 예들이다.

3세계 국가들에서도 독재와 결합한 보수주의는 거의 대부분 파탄을 맞았다.

보수주의는 다른 이념들과의 결합을 통하여 자신의 확고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이 보수는 20세기 서구의 경험을 연구하고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이념과 결합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결합을 통하여 한국 보수주의는 더 이상 영광스러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항상 희망은 바닥을 짚었다는 절망적 상황에서 꽃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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