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정상화 위해 DTI 등 개선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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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9   2016.03.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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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 정상화 위해 DTI 등 개선되어야

 

 

석 종 현

단국대학교 명예교수 / 한국토지공법학회장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실시한 금융회사의 DTI(총부채상환비율) 자율 적용 시한이 이달 말 종료된다. 장기간의 주택거래 침체 및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정부에서는 지난 해 8.29 대책을 통하여 한시적이나마 주택 금융규제를 완화하였고, 이로 인해 주택 거래시장이 다소 살아나며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 등 주택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금융규제 완화가 예정대로 3월말로 종료될 경우 주택거래가 다시 동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증폭되고 있어 주택시장의 수요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며, 국내경기의 연착륙을 위한 추가 금리인상마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DTI 규제완화 조치의 종료는 주택수요 심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 주택시장은 전셋값 폭등으로 인해 전세난민이라는 말이 세간에 회자(膾炙)할 정도로 전세난이 심각하다. 지속적인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가격이 하락하여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한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대거 몰리면서 전세가격 상승과 전셋집 부족 현상을 야기시켰으며, 저금리와 맞물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물건의 품귀현상마저 발생하였다. 따라서, 전세난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서는 전세수요자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DTI 등 주택 금융규제 완화가 수요전환에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DTI 규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제한하고 주거의 양극화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소득으로 대출한도를 정하는 DTI의 적용으로 고정수입이 없거나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 가구는 대출이 제한되어 임차에서 자가로의 전환이 더욱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등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DTI 규제가 강화되어 주거의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켰던 것이다. 주택수요를 축소하여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투기를 방지하고자 고안된 정책이 오히려 저소득계층에 악영향을 미쳐 주거복지의 축소라는 역진적 상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DTI 규제 완화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가계대출이 부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연기되었던 신규분양 물량의 재개로 집단대출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며, 기존 주택거래에 따른 대출증가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는 금융권이 손쉬운 수익창출을 위하여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에 편중한 결과로 해석하는게 타당할 것이다. 더욱이 현재와 같이 주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대출을 통한 투자목적의 주택구입은 예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금융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주택의 가격안정을 위해 강화해 온 금융규제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주택시장의 왜곡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고, 공급위축과 맞물려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국가 안팎의 여러 불안요인들을 감안하면 주택 수요위축과 시장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수요심리를 회복시키고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주택 금융규제 완화가 유일한 대안이다. 따라서, DTI 규제는 폐지하여 적용 여부는 금융회사에 맡기고, LTV(담보인정비율) 기준 또한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금융규제 완화로 인한 금융권 부실화 논란도 있으나, 지나친 금융건전성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금융규제 완화로 주택거래가 원활화되면 대출원리금 상환 등을 통한 가계대출의 건전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규제 완화는 가계대출 건전성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면, 주택 수요심리의 회복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 금융규제를 완화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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