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디자인權 완화, 투자·혁신 의지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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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3   2016.03.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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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디자인權 완화, 투자·혁신 의지 막는다

석종현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입력 : 2015.02.16 03:00

 

자동차 순정 부품과 유사한 성능의 대체 부품을 활성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최근 국토교통부와 야당이 자동차 부품 디자인권 존속기간을 현행 20년에서 3년으로 축소시키겠다고 나섰다. 대체 부품 활성화가 손해보험사 경영난 해소에 도움을 줘 보험료 인상 억제라는 실질적 효과로 이어질까 하는 의문은 논외로 해도, 진행 중인 디자인권 완화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디자인권 완화는 지식재산권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이다. 지식재산권은 가치가 있는 정신적인 창작물의 창작자에게 국가가 법률로 '독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개인과 기업은 이러한 법적 보호하에 지식재산을 사업화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지식재산을 다시 창출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진화한다.

 

그런데 이러한 독점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정한다면 누가 디자인 개발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겠는가?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 경제의 핵심은 개인과 기업의 창조적 혁신 활동 보장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러한 활동의 강력한 동기를 없애려고 하는 격이다.

 

또 디자인권 완화는 중소 자동차 부품 업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부품 전체 디자인권의 50%는 부품 업체가 소유하고 있다. 중소 부품업체 소유의 디자인권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정책의 위험성 소지는 다분하다. 특히 디자인권이 보호받지 못해 중국 저가 모조 부품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이에 대한 단속 근거가 없어져 국내 중소 부품사 경영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튜닝 제품은 주로 디자인 변형 제품이다. 중소 부품사 튜닝 부품의 디자인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추진하는 튜닝 산업 활성화는 용두사미로 그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부품 디자인권 완화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전혀 다르다. 미국(14년), 일본(20년), 독일·프랑스(25년), 중국(10년)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10년 이상 디자인권 존속기간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없거나 점유율이 낮은 사례를 들어 디자인권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는 궁색하다. 정부 정책 수립과 결정은 항상 다방면에서 신중한 접근과 종합적 검토를 선행해야 한다. 최근 정부 정책의 난맥도 이러한 접근·검토 부재에서 기인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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