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낙마

페이지 정보

1,163   2021.08.10 19:13

본문

천봉 석종현논단

 

사필귀정,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낙마

 

이성윤 문턱서 좌절정권에 기댄 정치편향이 문제

 

우리는 며칠 전 또 한 명의 유능한 검사가 좌절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토록 고대했던 장면을 목격했건만 우리의 마음은 몹시 복잡하기만 했다. 불의했던 권력자의 몰락을 결국 볼 수 있었다는 기쁨보다는 이런 사람의 정체를 몰라보고 지도자로 뽑았던 지난날의 어리석음에 대한 원망과 자책, 그리고 이런 슬픈 역사가 되풀이되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하는 부끄러움과 걱정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이른바 검찰총장 후보군의 한 사람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낙마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득 떠오르는 어휘가 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간다.” 이 한자성어를 배울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세상일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시비(是非) 곡직(曲直)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正理)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구속 중인 두 전직 대통령은 지금도 여전히 정치보복운운하며 억울해 하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이들은 현 집권 세력과 그 지지층이 자신들의 치적과 공로는 알아주지 아니하고, 자신이나 주위 사람이 저지른 지엽적인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집요하게 정죄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이성윤은 문재인 집권 동안 대한민국의 검찰을 후퇴시켰다. 그는 수많은 검사들이 피흘리며 힘겹게 이룩해 놓았던 검찰의 가치를 훼손하며, 강압, 강요, 권력 남용, 감시, 배제, 야합, 비리 등 과거 독재 정권 때의 잘못된 통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또한 그들을 따르던 불의한 세력들에 의해 온갖 부정부패하고 부당한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자행되었다. 그 결과 권력자와 부자들은 불법과 편법을 통해 더욱 더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장시켜 나가는 동안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들은 점점 더 고통 속에서 궁벽진 곳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아직도 민심(民心)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는 그들에게 사필귀정을 외치면서, 동시에 나 역시도 이 말을 마음에 품고 살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눈앞에 개인적인 이익과 욕심이 보일 때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이것을 통해 혹시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나 않을지. 나와 우리 가족과 공동체만 위하다가 자칫 타인이나 다른 공동체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 주지 않을지 분별해 보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극적인 퇴진에서도 알 수 있 듯이 모든 사달의 단초는 원리 원칙보다는 권력적 인연에 기대어 일을 비정상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도 이러한 사사로운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한 적은 없었던가. 우리 역시 힘들 때면 제일 먼저 이러한 인연에 기대어 일을 수월하게 해결하려고 했던 적은 없었던가. 하지만 이는 결코 공명정대한 태도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부터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간다. 이는 공의로운 하나님의 존재를 우리에게 보여 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차기 검찰총장 지명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됐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 요직을 거치며 여권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지만 오히려 그의 이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이 지검장의 발목을 잡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무엇보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 여부에 대한 외부 전문가 판단을 앞두고 있는 이 지검장의 현재 법적인 상황이 너무나 엄중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그를 총장 후보로 밀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의 혐의 유무와는 별개로 이 지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4차례나 소환에 불응하는 등 법 절차를 스스로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 국가 법집행을 총괄하는 검찰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지적도 있다.

 

친정부 인사가 일부 포함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아무리 여권의 의중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공익의 대표자인 검찰총장을 뽑는 국가 중대사를 논의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지검장을 후보군에 포함시켜 후보추천위원회가 비난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군 선정에서 심사한 기준은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부 및 외부의 신망,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검장은 그간 정권과 관련한 민감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부하 검사들과 의견 충돌이 적지 않아 조직 내부 및 외부의 신망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는데, 이날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이런 점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을 가능성이 있다.

 

여권 내부적으로도 재·보선 참패 후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검장을 총장으로 지명하는 강공 카드를 밀어붙일 경우 생길 수 있는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이 지검장이 청와대가 연루된 예민한 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여권을 배려해온 공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이 지검장을 차기 총장으로 지명하기에는 지금 여권도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지검장이 아닐 경우 다른 선택지가 충분한 여권으로서는 경쟁력 있는 다른 후보들 가운데 차기 총장을 지명하면 되기 때문에 이 지검장만 고집해야 할 이유가 애초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피의자 검찰총장이라는 전례에도 없고 무리한 인선 구도를 사전에 피함으로써 검찰로 인한 더 이상의 불필요한 국정동력 상실을 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후보자 추천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 결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4명을 법무부 장관에게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일 내로 이 중 한 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