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혁 칼럼-美而不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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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혁 칼럼-美而不香)

 

   낙측지화 (厠之花)  뒷간에 떨어진 꽃은

   미이불향 (美而不香)  고와 뵈도 향기 없다

 

1954년도의 사건 중 이른바 “박인수 스켄달 사건”을, 70세 이상되시는 분들은 거의가 기억할 것이다. 해군헌병대위를 사칭하면서 그 당시 처음으로 유행풍조로 우리나라 사회를 휩쓸던 사교춤이라는 것(댄스)이 한국 사회의 지축을 뒤 흔들었다.

박인수가 무려 70명의 여성과 사교춤을 즐기면서 70명의 여성을 농락 했던 사건이다. 19556월에 열린 그 사건의 재판은 엄청난 물의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박인수는 재판정에서 진술하기를, 70명 중 순결한 여성은 70분의1이라 증언하여 윤강풍토(綱風土)의 허상(虛像)을 들추어낸 셈이었다. 한편 동 재판에서는 다음과 같이 판결하여 큰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 보호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부인”이라는 영화가 전국의 극장가를 풍비하면서 일부 안방마님들의 유혹을 부추겼다. 기록상으로는 사회적으로 “키스 신”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 1954-5년경이라고 한다.

필자는 1954년 후반기에 육군<백마부대>에서 전역하여 사회물정도 밝지 못하면서 취직과 대학입학정보 염탐에 긴장을 하고 있을 때 이었다. 전역해서 처음에 고향에 나려가 나에게 작시훈련(作詩訓練)을 시켜주셨던 당시 60대 후반의 한학선생님을 예방했다. 댓 뜸 하시는 말씀이 자네도 댄스 할 줄 아는가? 였다. 남녀풍기의 문란을 한탄해서 하시는 말씀이었다. 선생님은 그 때 문구절(文句節)하나를 들려 주셨다. , 낙측지화는 미이불향이라(厠之花 美而不香). 뒷간에 떨어진 꽃은 아름다워 보이나 향기가 없다는 뜻이다. 그 때 받은 인상이 참으로 깊었다.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너무도 적절한 비유어(比喩語)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응용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천자문에 여모정열(慕貞烈)이란 글귀가 있다. 여성은 첫째, 마음과 자태가 꽃처럼 아름다워야 하고. 둘째, 여성은 꽃처럼 때와 장소를 가려서 피어나듯이 절조가 있어야하며. 셋째는 개화 후에는 풍성한 결실을 하듯이 제 구실을 해내야한다. 그래서 여성은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을 동시에 지닌다. 만약 여성이 으뜸으로 여겨야할 정열을 잃는다면 뒷간에 떨어진 꽃과 같다하여 낙측지화라고 하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만일 여성의 사례처럼 비유한다면, 민주주의의 꽃이 부정선거로 인하여 잘못 됐다면 그 꽃은 분명히 말해서 뒷간에 떨어진 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그 민주주의도 또한 뒷간에 빠진 구린내 나는 민주주의 일 것이다. 그것은 여성이 부정행위(貞行爲)한 것이나, 민주주의사회에서 부정선거(正選擧)를 한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 민법총칙에 천명되어 있다. 그것은 곧 신의성실의 원칙(信義誠實原則)이다. 남녀노유 할 것 없이, 그리고 사회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들은 작위의무(作爲義務)를 방기(放棄)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그들도 예외 없이 모두가 낙측지화(厠之花)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작은 일부터 깨달아 야 한다. 송나라 시대 명재상이었고 대유학자로 알려진 여조겸(祖謙)은 말하기를,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속는 것은 수기자(受欺者)로서 신해(身害)가 있을 뿐이다, 이는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을 잃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남을 속이는 기인자(欺人者)는 스스로의 마음을 상해(傷害)하는 것이라 했다. 따라서 기인자(欺人者)는 심사자(心死者)임을 뜻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마음이 건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인간과는 상종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삶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짓 마음을 노증()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마음을 속이는 당사자는 직각 알 수 있다, 그리고 쉽게 토설(吐說)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거짓말 하기 이전에 이미 속일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마음은 쉽게 바꿀 수도 있다. 조정암(趙靜菴)선생의 말처럼 하늘과 인간의 사이는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깝다(天人之間, 似遠在邇) 는 느낌을 지닌다면 공명정대한 사회를 즐길 수 있는 길도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명정대사회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들의 공동소원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사회에의 지향노력을 역행한다면 그런 부류는 우리의 공적(公敵)이요, 역사의 숙적(宿賊)이라 지탄해야 한다. 아울러 공적과 숙적과는 머리를 함께 들고 살아갈 수 없으며, 땅을 함께 디디고 어울려서 공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최근사진.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303pixel, 세로 1896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0년 10월 13일, 오후 9:29최근사진으로 교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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